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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덤불

꽃덤불-신석정-태양을 의논하는 거룩한 이야기는항상 태양을 등진 곳에서만 비롯하였다.달빛이 흡사 비 오듯 쏟아지는 밤에도우리는 헐어진 성터를 헤매이면서언제 참으로 그 언제 우리 하늘에오롯한 태양을 모시겠느냐고 가슴을 쥐어뜯이며 이야기하며 이야기하며가슴슬 쥐어뜯지 않았느냐?그러는 동안에 영영 잃어 버린 벗도 있다.그러는 동안에 멀리 떠나 버린 벗도 있다.그러는 동안에 몸을 팔아 버린 벗도 있다.그러는 동안에 맘을 팔아 버린 벗도 있다.그러는 동안에 드디어 서른여섯 해가 지나갔다.다시 우러러보는 이 하늘에겨울밤 달이 아직도 차거니오는 봄엔 분수처럼 쏟아지는 태양을 안고그 어느 언덕 꽃덤불에 아늑히 안겨 보리라.

2026.08.15

르네 지라르의 희생양 매커니즘

지라르는 '희생양'에서 여러 신화나 설화에 들어 있는 희생양 매커니즘을 분석하고 있다.신화나 설화에 희생 제의가 들어 있다는 말은, 그것들이 생겨난 시점이 희생 제의가 있고난 뒤라는 것이며, 결국 그것은 그 희생 제의를 거치면서 '샬아 남은 자'들이 만들어내거나 기록한 이야기다.로마 건국 신화는 그 신화 내용에서 좋은 편에 든 사람들(즉 박해에서 살아남은 자들)이 만들어내거나, 아니면 적어도 그들의 시각이 들어 있는 이야기라는 것이다.그러므로 신화나 설화는 가치 중립적인 이야기가 아니다.그것은 정확히 말해서 살아남은 자, 즉 박해자의 시각을 담고 있는 기록이다.그래서 지라르는 이런 기록들을 모두 '박해자 텍스트'라 부른다....후반부에 가서 지라르는 분석 대상을 기독교의 체계에까지 넓히고 있는데, 이것은..

心(심) 2026.08.12

별들의 침묵

한 백인 인류학자가 어느 날 밤 칼라하리 사막에서 부시맨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자신은 별들의 노랫소리를들을 수 없다고 말했다.그러자 부시맨들은 그의 말을 믿을 수 없어 했다.그들은 미소를 지으며그의 얼굴을 처다보았다.그가 농담을 하고 있거나 자신들을 속이고 있다고 여기면서.농사를 지은 적도 없고 사냥할 도구도 변변치 않으며평생 거의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살아온두 명의 키작은 부시맨이그 인류학자를 모닥불에서 멀리 떨어진 언덕으로 데려가 밤하늘 아래 서서 귀를 기울였다.그런 다음 한 사람이 속삭이며 물었다.이제는 별들의 노랫소리가 들리느냐고.그는 의심스런 사람이 되고 싶진 않았지만아무리 해도 들리지 않는다고 대답했다.부시맨들은 그를 마치 아픈 사람처럼천천히 모닥불가로 데려간 뒤 고개를 저으며 그에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