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정한 용기는 두려움이 없는 것과 관계가 없었다.
용감하다는 건 어쨌든 해나가는 것, 두렵든 두렵지 않든 살아가는 것이다.
용감하다는 건 로프없이 거대한 절벽을 오르는 것이 아니다.
용감하다는 건 진심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말하는 것, 온 마음을 다해 나 자신이 되는 것이다.
내가 뭘 하든 하지 않든, 언젠가는 나도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어느날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느닷없이 노르웨이행 편도
티켓 한 장을 산 건 아마도 그래서였을 것이다.
덜덜거리는 낡은 승합차를 사느라 진짜 얼마 안 되는 예금을 몽땅 털어 부은 것도 그래서였다.
카프카 소설의 한 구절을 나도 모르게 중얼거리고 있었다
'오랫동안 차분하고 고요히 홀로 있을 때 비로소 세상을 제대로 보게 되므로, 차분하고 고요히 홀로 있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선택할 여지가 없다. 황홀경 속에서 세상이 그대 발아래로 굴러들어올 테니'
"미안 놀라게 하려는 건 아니었어. 나는 한나라고 해."
싸구려 일회용 면도기로 거울도 없이 혼자 밀어버린 것 같은 머리 모양만 아니면 한나는 제법 멀쩡해 보였다.
나만 한 키에 아마 나보다 약간 마른 듯했고, 예쁜 얼굴은 노란빛을 띤 갈색의 커다란 눈동자로 아름다워 보였다.
나처럼 한나도 청바지에 운동복 상의를 입고 작은 배낭을 맸다. 그러나 한나는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한나는 일생에 한 번 만날까 말까 한 사람이었다. 보통 사람들과는 달라도 너무 달라서 혹시 내가 지어낸 인믈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맹세코 그건 절대로 아니다.
"난 사진가야. 크니브셀로덴에 사진 찍으러 왔어. 한밤중의 태양을 찍으라는 의뢰를 받았거든."
한나를 특별하게 만드는 다른 요소들은 그녀에게 열두 명의 형제와 자매가 있다는 것과, 명상을 아주아주 열심히 해서 진짜로
득도의 경지에 올랐다는 것이다(나는 '득도'라는 말을 잭에게 듣고 알았다. 잭은 득도하길 간절히 원했다).
그러니까 한나는 깨달음을 얻은 사람이라는 거다. 진짜로 깨달음을 얻은 존재. 그래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한나의 주변에 있으면
환각제가 없어도 두려움이 싹 사라지면서 어쩐지 환각제에 취한 기분이 들었다.
아, 내가 좀 과장해서 말하는 거긴 하다.
....
"자주 그렇게 해? 사람들을 빛으로 감싸는 거 말이야."
"아니."
"그럼 난 왜 해준 거야?"
"네가 마침 그 자리에 있어서 그랬겠지."
나는 포크를 내려놓고 쪼그리고 앉았다. "그런데 머리는
왜 그렇게 깎은 거야?"
"말하면 웃을 거지."
"안 웃을께."
"보살들은 못 생겨야 된다고 생각했어."
"보살이 정확히 무슨 뜻이야?"
"모든 살아 있는 존재에 대한 완벽한 깨달음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 한나는 아주 사무적으로 대답했다.
"넌 보살이야?"
"아마도"
한나는 보면 볼수록 아름다워 보였다. 뭐랄까. 이목구비도 예쁘고 몸매도 날씬하고 우아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한나에게는 가능한 한 가까이 있고 싶게 만드는 뭔가가 있었는데 , 곁에 있으면 기분이 정말 좋아졌기 때문이다.
한나가 난로를 열어 통나무 하나를 더 집어 넣었다. 그러면서 통나무는 공원 관리자들이 운반하며, 그들은 세금을 통해
월급을 받는다고 말했다.
"남자가 해답은 아니었어." 한나가 난로를 닫으며 말했다.
"옷이나 돈도 해답이 아니었지. 내 근사한 아파트도, 내 값비싼 보석도, 나를 행복하게 해줄 거라고 믿었던 모든 것들도
마찬가지 였어."
"남자가 해답이면 어쩌려고?"
그날 넌 나를 빛으로 감쌌다고 말했지
내게 나의 길을 찾는 법을 알려주겠다고 말했지
이 모든 순간이 너무나 소중하다고 말했지
그리고 이 리본이 용기를 준다고 말했지
넌 내게 단순함에 대한 책을 주었지
그리고 내게 말했어, 나는 자유라고
ㅡ 본문 중 ㅡ
이 책에 대한 느낌은 ...
'나의 아저씨' 지안의 이름과 연관된 마지막 대사로 대신해도 되지않을까 싶다.
"지안, 편안함에 이르렀나? "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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