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술 시간이 색채를 다루는 시간이라면,
감정을 다루는 시간이 인생이라는 걸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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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슬픔은 회화적이다.
붉은 잎 뒤편에 숨어서 검붉은 물감을 칠하고 은폐한다.
가을 햇볕 외에는 잎과 슬픔을 구별하지 못한다.
븕음이 잎자루를 떨굴 때 은신한 슬픔도 고꾸라진다.
특히 십일월의 단풍나무 아래에는 슬픔이 낭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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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슬픔은 기후적이다. 말갈족 같은 눈보라로 휘몰아 친다.
불어와서 다 덮어 버린다.
몰살하려는 듯이 지우고 쓸어낸다.
자욱한 흰 피.
봄이 와서 밀어낼 때까지 완강한 슬픔을 아무도 물리지지 못한다.
글출처: 오늘 사랑한 것 / 림태주 에세이


첫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