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로朴仁老

자경 自警 / 박인로

littlehut 2013. 9. 3. 16:40

 

스스로 경계하노라

自警 / 박인로

 

 

명경에 티 끼거든 값 주고 닦을 줄

아이 어른 없이 다 미쳐 알건마는

값없이 닦을 명덕을 닦을 줄을 모르나다

 

성의관 돌아들어 팔덕문 바라보니

크나큰 한길이 넓고도 곧다마는

어찌타 진일 행인이 오도가도 아닌 게오

 

구인산 긴 솔 베어 제세주를 무어 내어

길 잃은 행인을 다 건네려 하였더니

사공도 무상하여 모강두에 버렸나다.

 

 

명덕: 사람이 타고난 밝은 덕

성의관誠意關은 성심을 지킨다는 뜻을 빌려 붙인 관문의 이름이다.

팔덕문八德門은 여덟 가지 덕목으로 들어간다는 뜻에서 붙인 문의 이름. 팔덕은 삼강오륜을 말한다.

제세주: 濟世舟는 세상을 구제할 배들

무어 내어: 만들어 내어. '뭇다'는 여럿을 모아 하나로 만든다는 뜻.

무상하여: 변변치 않아서

모강두暮江頭에: 저무는 강가에

 

출처: [강호에 병이 깊어 죽림에 누웠더니 / 김하명 엮음]  도서출판 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