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민족의 문화적 정체성이 상징적으로 파괴되면 그 민족의 업적과 인간성 자체도 무시될 수 밖에 없다. 민족 자체가 사
라져 보통은 그 상징적 파괴를 수행한 자들을 이롭게 한다.
이런 현상을 설명하기에 적합한 용어들이 있으니 脫인간화, 정체성 말소, 정치적 종속 등이 그것이다.
이런 요소들이 모두 제국주의의 공통적 과정을 이룬다.
알베르 맴미(Albert Memmi, 튀니지 태생 프랑스 작가)는 이 상황을 이렇게 본다.
식민지 지배가 완전한 주인이 되려면, 그는 사실상 주인이 되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고 동시에 식민지 체제의 정통성을
믿어야 한다.
그 정통성이 완전해지려면 식민지 피지배자가 노예가 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고 피지배자가 자기 역할을 받아들여야
한다. 식민지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유대는 이처럼 파괴적이고도 창조적이다.
그것은 식민화의 두 파트너를 파괴하여 지배자와 피지배자로 재창조한다.
전자는 자신의 특권에만 관심 갖는..... 억압자가 되고, 후자는 발전이 단절되고 패배 때문에 타협하는 피억압자가 된다.
결국 우세한 식민지 지배문화에 상응하는 현재의 단문화적(mono-cultural) 패러다임에서 볼 수 있는 이 같은 학문적 견
강부회는 '급진적'이건 '보수적'이건 권력관계를 강화하고 현상을 유지하기 위해 주위를 딴 데로 돌리는 매커니즘에 불과
하다고 볼 수 있다.
맴미의 말을 빌리자면, 그들은 식민지 지배자의 역할을 받아들여 "강탈자가 되기로..... 동의하는" 사람들이다.
"강탈자는 물론 자기 지위를 요구하고 필요하다면 온갖 수단을 다 써서 이를 방어한다. ..... 그는 역사를 날조하고 볍령을
고치고 기억을 소멸시키는 등...... 그의 강탈 행위에 정당성을 주기 위해서라면 무슨짓이든 한다."
출처: 그들이 온 이후 / 워드 처칠 지음, 황건 옮김
그들은 모든 것을 황폐화시키고 그것을 평화라고 부른다. - 타키투스(55년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