心(심)

[부족 심리]좋은 구성원이 되기 위해 악행을 저지른다

littlehut 2025. 3. 21. 18:55


무리를 이룬 사람들이 자기 집단을 편애하고, 타 집단을 배척하게 되는 조건은 무엇일까?
실험 결과 그런 기준은 없었다.

아무리 사소하고 임의적인 차이라도 사람들은 일단 '우리'가 되면 '저들'을 미워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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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는 이렇게 말했다.
"전 분노로 가득찬 청년이었어요. 권력 구조에, 엘리트에, 세상의 불공정함에 불만이 가득했죠. 모종의 내러티브를 구축하고 싶었던 제 욕망과 음모론이 딱 맞아떨어진 거예요.
많은 이들이 음모론에 빠지는 이유도 저와 비슷할 거예요.
세상에 대한 불만으로 똘똘 뭉친 채 책임을 전가할 희생양을 찾는 젊은이를 상상해보세요.
인생이 무의미하게 느껴져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보잘것 없는 존재예요.
그런데 갑자기 엘리트 세계의 일원이 된 기분이 들어요.
"뭘 좀 아는 사람이 된 기분이요."

"나는 깨우침을 얻은 집단의 구성원이 된다는 건가요?"라고 물었다.

"맞아요. 영화 매트릭스에서 오라클을 만난 후의 네오가 된 기분이랄까요. 세상 사람들을 보면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저들은 가짜 현실을 살고 있어. 딱하기도 해라. 저들은 아무것도 몰라 나는 다 아는데. 난 진실을 알고 있다고.'
자부심과 자존감이 말도 못하게 높아져요.
그런 음모론에 빠지면 으레 그렇듯이."


*우리 대 저들에 관한 심리 실험

제2차 세계대전 이래로 많은 이가 집단이 구성원의 마음에 영향을 미치는 양상을 연구해 왔다.
20세기 중반 이후 동조와 집단 갈등은 심리학 연구와 실험의 중요한 주제가 되었다.
...
심리학자 무자퍼 셰리프와 연구팀은 캠프 지도자가 되어 오클라호마주의 로버스 케이브 주립공원에서 여름 캠프를 열었다.
연구팀은 11~12세 소년 22명을 버스 두 대에 나눠 태운 후 서로 떨어진 두 곳의 캠핑장으로 보냈다.

한동안 두 캠핑장의 소년들은 서로의 존재를 모른 채 지냈다.
캠핑을 하면서 그들은 각자 자신만의 문화를 만들었다.
며칠도 안 돼 자기들끼리 공유하는 임의적이고 미효한 특징을 토대로 행동의 기준과 규칙을 정했다.
두 집단은 각각 자신에게 '독수리 부족'과 '방울뱀 부족'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서로 다른 의식과 금지 사항을 만들었다.

얼마 후 셰리프와 연구 팀이 소년들에게 그들과 비슷한 소년들로 이뤄진 다른 집단이 있다고 말해주자, 소년들은 다른 쪽 집단을 본 적이 없음에도 서로 상대편을 '침입자'나 '외부인'이라고 불렀다.
이후 두 집단은 아구, 줄다리기, 터치 풋볼 등의 게임을 하기 위해 만났다.

그들은 서로를 향해 모욕적인 말을 퍼부었고, 관중석에 있던 소년들은 상대편 선수들이 비겁한 플레이를 한다고 불평했다.
밤이 되자 잠자리에서 서로 다른 집단 아이들을 '쟤들'이라고 부르면서 헐뜯었다.

소년들은 나쁜 일이 생기면 그것이 다른 집단 아이들의 못된 계략 탓이라고 생각했다.
...호숫가에 쓰레기가 보이면, 다른 집단 아이들이 버린 것이라고 생각했다.
며칠 전에 자기들이 버렸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말이다.

이 실험은 3주째에 결국 종료할 수밖에 없었다.
두 집단의 적대감이 심해진 나머지, 독수리 부족이 방울뱀 부족의 깃발을 야구장에서 훔쳐 불태우는 일이 발생했다.
방울팸 부족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에 대한 보복으로 공격 팀을 조직해 독수리 부족의 깃발을 불태웠다.

방울뱀 부족은 몸에 색칠을 하고 독수리 부족의 숙소를 습격했다.
독수리 부족도 보복하기 위해 방울뱀 부족을 습격했다.
밤에 그들은 정식적인 전투를 벌일 계획을 의논했다.  
급기야 두 집단이 전면전을 위해 공격용 돌을 모으자 연구팀은 서둘러 상황에 개입했다.


셰리프의 캠핑장 실험에서 큰 인상을 받은 심리학자 헨리 타이펠은 1970년대에 이 주제를 더 깊이 파고들었다.
폴란드 태생 유대인인 그는 특정 집단에 대한 한 집단의 증오가 얼마나 강해지면 대량 학살을 타당하게 느낄 수 있는가 하는 문제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었다.
...

타이펠은 이런 이런 의문을 품었다.
만일 실험 환경에서 피험자들의 차이점을 모두 제거한 후 그들에게 특정한 집단에 속한다고 알려주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
그리고 작은 차이점을 한 번에 하나씩 추가 하는 경우
(예:안경을 썼는지 여부에 따라 두 집단으로 나눔), 어느 시점에 이르면 사람들이 자기 집단에 편애를 보이고 타 집단에 대한 차별을 드러낼까?

타이펠은 그 시작점에 해당하는 최소 조건을 '최소 집단 패러다임'이라고 불렀다.

만일 그 시작점을 찾아낼 수 있다면 어떤 종류의 차이가 편견과 차별을 초래하는지 규정할 기준을 얻을 수 있다는 게 그의 가설이었다.

그러나 그는 그런 기준이 존재하지 않음을 발견했다.
종류에 관계없이 아무리 사소하고 임의적인 차이라도 '우리 대 저들' 이라는 심리가 발동하기에 충분했다.
...
타이펠은 이와 같은 실험을 여러 번 진행했다.
좋아하는 화가에 따라, 또는 눈동자 색깔이나 모자 종류에 따라, 혹은 무작위로 할당된 짝수나 홀수에 따라 사람들을 나눴는데, 결과는 언제나 마찬가지였다.
공유하는 특징이 무엇이든 집단의식이 형성되었다.

사람들은 일단 '우리'가 되면 우리가 아닌 '저들'을 미워한다.
그리고 우리 집단이 이길 수만 있다면 모두가 함께 누릴 수 있는 더 큰이익을 기꺼이 희생시킨다.


출처:그들의 생각을 바꾸는 방법HOW MINDS CHANGE/ 데이피드 멕레이니 지음/이수경 옮김



혐오와 음모론, 폭력성. 사이비, 인지부조화,  부족심리(극단적파벌주의)까지 사회 질서를 어지럽히는 비이성적인 인간의 거의 모든 심리를 모두 볼 수 있는 현재 대한민국 극우들의 행동들.
https://youtu.be/bhtnTYYQgKg?si=f1oxchgGR3Q9Nzx9


https://youtu.be/5hS5tL8Yigo?si=r1tA6n-srZ0yjsSY


https://youtu.be/TAQH_g0576M?si=kCpVZbG7pX1O5Ynr


https://youtu.be/gEDDRk8-pwY?si=sm03wIrgwHTmTgm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