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천야록 梅泉野錄

충무공의 8대손과 왜구의 8대손

littlehut 2013. 10. 3. 16:11

 

조선의 명신으로서 시호諡號를 널리 행세할 수 있는 이로 세 분을 꼽을 수 있다.

익성공翼成公하면 방촌庬村 황희黃喜인 줄 알고, 문익공文翼公하면 정광필鄭光弼임을 알며, 충무공忠武公하면,

이순신李舜臣임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봉증封贈으로써 행세할 수 있는 한 사람이 있는데 요동백遼東伯 하면,

김응하金應河임을 알게 된다.

 

시호諡號 : 제왕, 경상卿相, 유현儒賢들이 죽은 뒤에, 그들의 공덕을 칭송하여 임금이 추증追增 하던 이름.

봉증封贈 : 임금이 작위를 줌

 

 

충무공의 사손(祀孫, 종손) 이문영李文榮은 됨됨이 활발하지 못하고 기개도 시원치 않았다. 병자년(고종13, 1876)

봄에 흑전청륭(黑田淸隆)이 강화도에 함대를 끌고 와서 조야(朝夜)가 공포를 느꼈다. 이문영이 마침 대원군을 뵙

게 되었는데 대원군은 희롱하여 말하기를 "자네가 충무공의 후손인데 왜놈을 격파할 좋은 계책이라도 있는가?"

하였다. 이문영이 힘주어 대답하되, "대감은 급히 서두르지 마십시오. (저놈들을) 막기는 어렵지 않습니다."하였다.

"계책이 어떠한 것인가?"하였더니, 대답하기를, "충무공의 8대손이 못났는데 청정(淸正)의 8대손인들 어찌 영특하

고 용감하겠습니까?" 라고 대답하였다. (이에)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이 허리가 끊어지도록 웃었다고 한다. 그때의

흑전청륭은 가등청정의 8대손이라 전하여졌으며, 이문영도 역시 충무공의 8대손이었다.

 

 

청정(淸正) : 임진왜란 때 조선 침략군의 장수 가등청정. 그런데 가등청정은 흑전장정黑田長政의 잘못이 아닌지.

 

출처: 매천야록梅泉野錄 / 黃玹 著

        李章熙 譯 , 明文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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