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비밀

빈페이지 2023. 10. 2. 19:34

모든 부당함에는 일찍이 사람들이 잘 인식하지 못했던 도덕적 진실이 포함되어 있었다.
민주 사회에서 잘못된 관행이 계속되는 것은 사람들이 부당하다고 인식하지 않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노예제도가 악랄한 제도라는 것을 아는 사람이 아주 적은 수의 노예제 폐지론자들 뿐이었다. 이런 시작은 이제 관습화된 통념이 되었지만, 19세기 초까지만 해도 여전히 숨겨진 비밀이었다.
오늘날 숨겨진 비밀이 남아 있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숨겨진 부당함이 없는 사회에 산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경제학에서 숨겨진 비밀을 믿지 않는다는 것은 곧 효율적 시장을 믿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금융 버블이 있다는 것 자체가 시장에 이례적인 비효율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숨겨진 비밀을 발견한 사람은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누군가에게 얘기를 할 것인가? 아니면 혼자서 간직할 것인가?
이는 숨겨진 비밀의 종류에 달려있다. 파우스트가 바그너에게 들려준 것처럼 위험한 진실들도 있으니까 말이다.

무엇을 알 수 있는지 알았던 몇 안되는 사람들.
그들은 바보처럼 자신의 마음을 훤히 까발렸지.
저 아래 무리들에게 자신의 감정을 다 드러냈어.
인류는 언제나 그들을 십자가에 매달아 불태웠지.

완벽하게 관습화된 것들만 믿는 사람이 아닌 이상, 자신이 아는 모든 것을 아무에게나 얘기하는 것은 별로 좋은 생각이 아니다.
그렇다면 누구에게 얘기할 것인가? 필요하다면 누구에게든 얘기해도 되지만, 그 외의 사람에게는 결코 얘기하면 안된다. 실제로 그렇게 할 수 있는 좋은 기준이 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는 것'과 '아무에게나 말하는 것' 사이의 가장 적절한 중도의 길, 그게 바로 회사다.

최고의 기업가들은 이 점을 잘 알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모든 위대한 기업들은 남들에게는 감추고 있는 숨겨진 비밀을 토대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위대한 회사란 세상을 바꾸자는 작당에 다름아니다. 당신만이 알고 있는 숨겨진 비밀을 공유했다면, 상대방은 이제 공모자가 된 것이다.
톨킨이 《반지의 제왕》에 썼던 것처럼 말이다.

길은 계속해서 이어지네.
길이 시작된 문에서 부터.

인생은 긴 여정이다. 먼저 지나간 이들의 발자국이 찍힌 그 길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야기의 뒤로 가면 또 이런 어구가 나온다.


모퉁이를 돌면 기다리고 있는 것은
새로운 길이거나 비밀의 문.
오늘 그 길을 지나쳤지만
내일은 이 길로 올지도 모르지.
그리고 숨겨진 길을 따라
달까지, 해까지 갈지도 모르지.


길이 끝없이 이어질 필요는 없다.
숨겨진 길을 따라 가라.

출처: ZERO to ONE/피터 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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