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끝까지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있어요.
진실은 우리의 이해 너머에 있어요.
전쟁과 기아와 질병 때문에 그 사람들이 겪는 고통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비극적이어서 그냥 외면하고 싶어질 정도예요.
외면하고 싶은 것일수록 함께하는 것이 필요해요.
외면이 그 문제를 만든 원인 중 하나이니까요.
아프리카 아이들과 여자들이 나를 만나는 걸 좋아하고 이야기 나누는 걸 좋아하는 이유는 내가 그들을 외면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해요.
내가 그들을 치료해 주고 문제를 해결해 준 것이 아니예요.
나는 단지 다가가서 '많이 아프겠구나. 그런데도 눈이 정말 예쁘구나. 영혼이 참 맑구나. ' 하고 말을 걸어 주고 나에게 시간이 허락할 때까지 함께 앉아 있어 주었을 뿐이예요.
짧은 순간이지만, 그렇게 나는 세상의 폭력에 대한 무력감에서 벗어날 수 있었어요.
그 축복의 순간들이 내가 느끼는 슬픔의 버팀목이 되었어요."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우리 모두 잠시 눈을 감 았다.
...
그 독자는 숙연해져서 말했다.
"저도 김혜자 배우님과 함께 있는 시간이 좋았어요."
하시디즘(유대교 신비주의) 계열의 어느 랍비는 제자들에게 모든 기도를 '가슴 위에' 두라고 가르쳤다.
한 제자가 물었다.
"왜 '가슴 안에' 가 아니라 '가슴 위에' 두라고 하죠? 이유가 무엇인가요?"
그러자 랍비는 답했다.
"어느 날 우리의 가슴이 부서지면 기도의 말이 그 안으로 들어갈 테니까요."
출처.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 류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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