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짓'과 '관찰'이 만들어낸 기적

빈페이지 2025. 12. 24. 22:56

타인의 멋진 휴양지 사진보다 창가에 스며드는 오후의 햇살 한 줌이, 그들의 값비싼 쟈동차보다 제 발에 꼭 앚는 편안한 신발을 신고 걷는 산책길이 제게는 더없이 소중합니다.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삶이 아닌, 나 자신이 온전한 만족하는 삶.
그 단단한 중심이 제 안에 생견난 것입니다.
제 삶이 이미 가치로 가득차 있다는 믿음은, 타인의 기준에 흔들리지 않는 건강한 자존감으로 뿌리내렸습니다.

'딴짓'과 '관찰'이 만들어낸 기적

...
한번은 새로운 카페 메뉴 개발이 몇 주째 난항을 겪고 있었습니다.
팀원들은 모두 지쳐 있었고, 회의실에는 무거운 침묵만이 흘렀습니다.
과거의 저였다면 "왜 이것밖에 못 하냐"며 다그치고 밤샘을 해서라도 결과를 만들어내라고 압박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팀원들에게 뜻밖의 제안을 했습니다.
"오늘은 다 같이 일하지 맙시다. 대신 각자 가장 맛있는 점심을 먹고, 가장 좋아하는 장소에 가서 딱 세 시간만 아무것도 하지 말고 '딴짓'을 하고 오세요."

처음에는 어리둥절하던 팀원들들은 반신반의하며 흩어졌습니다.
그리고 세 시간 뒤, 사무실로 돌아온 그들의 표정은 놀라울 정도로 밝아져 있었습니다.

한 팀원은 동네 서점에서 우연히 펼친 요리 잡지의 사진 구도에서 영감을 얻어 새로운 음료 플레이팅 아이디어를 가져와습니다.
또 다른 팀원은 공원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이 들고 있던 솜사탕을 보고 디저트 메뉴에 대한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

생산성에만 몰두했을때는 결코 나오지 않았을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의도적인 '딴짓'과 '관찰'의 시간을 통해 샘솟은 것입니다.

이 경험을 통해 저는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위대한 모든 것들은 결국 작은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자들의 특권이며, 때로는 비효율적으로 보이는 시간이 가장 위대한 효율을 낳는다는 것을요.

글출처:헤맨 만큼 내 땅이다/김상현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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