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에 살어리랏다

안민가安民歌

littlehut 2013. 10. 28. 21:00

 

임금은 아비며

신하는 자애로운 어미며

백성은 어린아이라 하니

백성들은 사랑해 주는 이를 아느니라

 

수레바퀴 굴대를 괴고 있는 갓난아이와 같은 백성들

이들을 먹여 주고 편안히 하여라

이 땅을 버리고 어디로 가겠느냐

 

나라를 보존할 방법이 있나니

아아, 임금은 임금답게 신하는 신하답게 백성은 백성답게 일하면

온 나라가 태평하리라

 

 

군은 아비야                                         

신은 다아살 어이야                                                         

민은 어리한 아해고 하샬디

민이 다아리 알고다

구릿대할 나이 고이솜 갓나히

이할 머거디 다사라라

이따할 바리고디 어드리 가뎌 할디

나라아디 디니디 알고다

아야 군다히 신다히 만안다히 하날단     

나라 아디 태평하니밋다

 

-삼국유사-

 

 

 

신라 때 가요. 경덕왕이 삼월 삼짓날 문루에 앉아서 신하들에게 거리에 나가 훌륭한 스님을 한 분 모셔오라고 하였다. 신하들이

잘 차려입은 중을 데려왔더니, 왕은 자기가 찾는 사람이 아니라며 돌려보냈다. 그런데 누더기를 입은 웬 중이 남쪽에서 걸어오자

왕이 그 중을 기쁘게 맞이하고는 이름을 물으니, 충담이라고 하였다. 경덕왕도 충담이 노래를 잘 지어 "찬기파랑가"도 지었음을

알고 있었다. 왕이 충담에게 "백성을 다스려 편안하게 할 노래"를 지어 달라고 청하였다. 충담은 앉은 자리에서 노래를 지어 부르니

바로 안민가이다. 왕이 아름답게 여겨 '왕사王師'로 삼으려 했으나 충담은 사양하였다.

이 노래의 숨은 뜻은 임금이 백성을 다스려 편안게 하기보다는 왕이며 신하, 백성들이 저마끔 제 본분을 다하면 나라가 편안하다는

것이다.

 

 

 

출처: 청산에 살어리랏다 [歌謠集 - 겨레고전문학선집35]

                  김상훈 엮음, 보리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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